정부가 임금체불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한 부정수급 사례 58명을 적발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2022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대지급금이 지급된 사업장 가운데 부정수급 가능성이 높은 10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6개 사업장에서 총 58명의 대지급금 부정수급 및 부정수급 시도를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적발 규모는 총 4억2300만원에 달한다.
대지급금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사업주의 임금 체불로 생계가 어려워진 노동자에게 국가가 우선 체불임금 등을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 해당 금액을 청구하는 제도다. 임금채권보장기금을 재원으로 운영되며 체불 노동자의 생계 안정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지급금 수급 빈도와 신청 규모, 변제금 회수 현황 등을 종합 분석해 부정수급 우려가 높은 사업장을 선별했다.
적발 사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허위 근로관계 조작이었다. 건설현장 원도급업체인 A업체 대표와 하도급업체 대표들은 공모를 통해 하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원도급업체 노동자인 것처럼 꾸며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하도록 했다. 이후 지급된 대지급금 1억2200만원을 미지급 용역대금 정산에 사용하거나 노동자들로부터 되돌려 받아 가로챘다. 이 사건에는 총 23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체 B업체에서는 허위 체불 신고를 통한 부정수급이 적발됐다. 대표 ㄱ씨는 실제 체불임금이 없고 위장 폐업으로 퇴직금 발생 요건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노동자들과 공모해 임금과 퇴직금이 체불된 것처럼 허위 진정을 제기했다. 이를 통해 3명이 2280만원을 부정 수급했고, 추가로 2명은 2080만원 상당의 부정수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현장 청소업체 C업체에서는 허위 서류 제출 방식의 조직적 범행이 드러났다. 대표 ㄴ씨는 공동대표 ㄷ씨와 공모해 자신이 노동자인 것처럼 허위 진정을 제기한 뒤 가짜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를 제출해 1620만원의 대지급금을 받으려 했다. 또한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들을 체불 노동자로 꾸미거나 실제 체불액을 부풀려 신고하도록 한 뒤 허위 서류를 제출해 총 17명 명의로 1억4900만원 상당의 부정수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실제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은 신속히 이어가되, 제도를 악용한 부정수급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적발 시 형사처벌과 함께 지급된 대지급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정수급 금액의 최대 5배까지 추가 징수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변제금 회수도 강화한다. 다수의 임금체불 신고 사건에서 대지급금 신청이 예상될 경우 사업주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요구하고, 재산이 있거나 정상 운영 중인 변제금 미납 사업장에 대해서는 집중 회수 조치를 추진한다. 고액·장기 변제금 미납 사업주에 대해서는 신용제재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5월 12일부터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이 시행되면서 변제금 회수 절차에 국세 체납 절차가 도입됐으며, 체불에 책임이 있는 직상수급인과 상위수급인에게도 변제금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사업주의 체불임금 책임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지급금은 임금체불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이를 악용해 정작 도움이 필요한 노동자가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부정수급 등 제도 악용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부정수급액 환수와 변제금 회수를 강화해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석준희
기자
